한국전력이 2분기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하고, 한국가스공사는 가스요금을 메가줄(MJ)당 1.04원 인상합니다. 주택용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5.5%, 가스요금은 5.3% 오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전과 가스공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인상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기·가스요금 인상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기·가스요금 조정방안 대국민 설명문'을 발표하고 16일부터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전기요금은 주택용 기준 ㎾h당 146.6원에서 154.6원으로 8원 오릅니다. 4인 가구 월평균 사용량(332㎾h) 기준으로 보면 월 전기요금은 6만3570원에서 6만6590원으로 월 3020원 인상됩니다.
민수용 가스요금은 MJ당 19.69원에서 20.73원으로 1.04원 오릅니다. 4인 가구 월평균 가스 사용량(3861MJ) 기준으로 부담이 월 4431원 인상됩니다. 4인 가구 기준 월 전기·가스요금이 한 달에 7451원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전, 영업적자 기록
정부가 한국전력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했지만 이날 증시에서 한전 주가는 전주 말보다 2.13% 하락했습니다. 2021년부터 올 1분기까지 45조원에 달하는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당초 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h당 56.1원 요금 인상을 요구해 왔습니다. 올해 내내 분기당 14원가량 올려야 올해 영업적자가 1조3000억원 정도로 축소되고, 현재 한전법상 '적립금+자본금의 5배'인 회사채 발행 한도를 겨우 맞출 수 있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올 1분기에 전기요금이 ㎾h당 13.1원 인상되기는 했으나 올초 가스비 급등에 따른 '난방비 폭탄' 여론에 놀란 여당이 요금 조정에 개입하면서 결국 2분기의 절반이 지난 이날 ㎾h당 전기료 8원 인상이 결정됐습니다. 에너지업계에선 "회사채 발행 한도를 또 늘리지 않으면 내년 초부터 한전채 발행이 어려워질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전 안팎에선 16일부터 이번 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면 한전은 연간 기준 약 2조5000억원의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반기에 추가 인상이 없다면 한전의 올해 적자가 7조5000억~8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한전은 지난 12일 기준으로 회사채 발행 한도의 74%(77조1759억원)를 소진한 상태입니다. 1분기엔 이미 시장 전망보다 약 1조원 많은 6조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추가 요금 인상이 없다면 회사채 발행 한도 소진은 시간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로, 당초 가스요금이 MJ당 5원 이상 인상될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그에 한참 못 미치는 1.04원 인상에 그쳐, 급증하는 가스공사 미수금(가스 수입액 중 요금 억제로 가스공사가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줄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하반기 요금 인상 여부
정부는 안정화하는 국제 에너지 가격을 고려해 인상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지만 글로벌 연료 가격은 여전히 예년보다 높습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2020년 MMBtu(열량단위)당 4.4달러에서 올 들어 12일까지 14.9달러로 3.4배 높았고, 석탄 가격도 같은 기간 t당 60.2달러에서 224달러로 3.7배 뛰었습니다.
하반기 전기·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전력혁신정책관은 "추가 인상은 현재로서는 예단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요금 인상 요인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이 정책관은 "인상 요인이 많이 남았다기보다는 리스크 요인을 종합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했습니다.
전력업계는 내년 총선을 앞둔 하반기엔 요금 인상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번 에너지 요금 인상에 여당이 개입한 만큼 앞으로도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가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입니다.
정부 지원 대책
정부는 이날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대책'도 내놨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평균 사용량까지는 이번 요금 인상을 1년 유예하기로 했습니다. 주택용에 한해 운영하던 전기요금 분할납부제는 소상공인과 뿌리기업으로 확대합니다. 농사용 전력에는 이번 인상분을 3년에 걸쳐 매년 3분의 1씩 분산 반영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7월부터 전력소비 절감 시 인센티브를 주는 에너지캐시백 제도를 확대해 ㎾h당 최대 100원의 전기요금을 차감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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